개발/기타

AI 시대, 사고의 외주화와 인간의 역할

JonghwanWon 2025. 5. 28. 23:37

드라이기를 하나 사는 데도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을 거친다.
“드라이기가 필요해”라는 단순한 목적에서 시작해, “온라인에서 살까? 오프라인에서 살까?”, “쿠팡에서 찾아볼까?”, “어떤 브랜드가 좋지?”, “이 제품은 평이 괜찮네?”, “근데 가격은 좀…” 수많은 선택지를 탐색하고, 비교하고, 고민하다 결국 하나를 선택한다.

이런 사고의 흐름은 단순히 소비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의 사고는 대부분 이런 구조를 따른다.

  • 요구사항(목적): 어떤 필요나 문제 인식
  • 사고: 다양한 가능성 탐색과 브레인스토밍
  • 고려: 조건에 따라 비교와 판단
  • 결정: 최종 선택


과거에는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처리했지만, 이제는 AI가 그 일부를 도와준다. 예를 들어 “드라이기 추천해 줘”라고 말하면, AI는 브랜드, 성능, 가격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 대신 수많은 선택지를 정리해 준다. 사용자는 그중에서 골라내기만 하면 된다.

다시 말해 사고의 일부를 AI에게 외주 주는 시대다.

그렇다고 AI가 모든 걸 결정해 주는 것이 항상 정답일까? 단연코 아니다. 중요한 건 인간의 통찰과 판단력이다.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어떤 기준을 우선시할지, 어떤 조건이 더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 역할이다. “왜 이걸 선택했는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우리 손에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제품을 만드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이전에는 어떤 기능을 갖췄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제품이 비슷한 수준의 기능을 제공한다.

기능 중심의 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고, 경험 중심의 차별화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 기능이 있다”보다, “이걸 쓰는 경험이 좋다”는 것이 제품 선택의 핵심이 된다.
구현하는 것 에서 경험을 구현하는 것으로,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일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이는 기획, 디자인, 개발 등 하나의 역할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역할의 경계가 모호해지듯 모두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제는 단순히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목적을 말하는 순간의 사고를 확장하며 그 흐름에 맞는 경험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기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고와 판단의 여정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AI는 당신의 일을 빼앗지 않는다. 하지만,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당신의 일을 대신할 수는 있다."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작업은 AI에게 넘겨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문제는 “AI가 내 일을 대체할까?”가 아니라 “나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가?”다.

 

도구가 바뀌면 일하는 방식도 따라서 바뀌기 마련이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당연하게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

반면 AI를 도구나 동료로 삼아, 판단의 보조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더 많은 기회를 가지게 된다.

결국 AI 시대는 배운 사람이 아니라, 활용하는 사람이 이기는 시대다.
이제는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
“나는 AI와 함께 일할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