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기타

붙잡기보다 흘려보내기

JonghwanWon 2025. 9. 2. 00:55

성장이라는 것을 오랜 시간 동안 오해했던 것 같다.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쌓는 일이 곧 성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성장은 덜어내고 정리하는 능력에 가깝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을 더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비워낼지, 무엇을 먼저 둘지, 무엇을 과감히 보내줄지가 성장을 가른다.

무상 (無常)
모든 것은 계속 변화하며, 고정된 상태로 머물지 않는다는 불교의 근본 교리


세상은 끊임없이 바뀐다.

관계도, 요구도, 우리가 일하는 환경도 끊임없이 흐른다. 모든 것은 서로 기대어있고, 혼자서는 완성되지 않는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 극단은 쉽게 무너지기 마련이다. 일하는 태도 역시 흐름을 전제로 만들어야 한다.

오면 만나고, 가면 헤어지고, 말 걸면 대답하면 된다.

제품도 팀도 그렇다.

중요한 것은 “붙잡기”보다 “흘려보내기”이다. 시작이 있다면 끝이 있고, 끝낼 수 있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붙잡아 두는 힘보다, 무사히 보내는 기술이 시스템을 가볍게 만든다.

 

성장한다는 것은 문제를 더 빠르게 푸는 재주 따위가 아니다. 더 적은 전제조건으로, 더 작게 시도하고, 더 쉽게 되돌리는 습관이다.

 

복잡한 해결책을 들이밀기 전에 가정을 줄여라.

거대한 배포 대신 작은 변경을 자주 하라.

실패가 두렵지 않도록 되돌릴 길을 먼저 닦아놓아라.

 

속도는 손이 빨라서가 아니라, 배움이 빨라서 생기는 결과다.

배움이 빠르다는 것은 관찰이 가능하고, 가설을 시험하기 쉬우며, 잘못된 선택을 안전하게 되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성장이란 간결하다.

덜어내고, 정리하고, 되돌릴 수 있게 한다.

만남과 헤어짐을 일상의 규칙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더 가볍게 일할 수 있고, 더 분명하게 배울 수 있다.

남는 것은 집착이 아니라 지식이고, 쌓이는 것은 피로가 아니라 신뢰가 된다.

 

오늘도 작게 시작하고, 쉽게 끝내고,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한다.

이것은 지금 내가 이해하는 성장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