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 내년도 서른이겠지만 지금까지의 신년 계획은 실패로 끝날게 뻔할 금연뿐이었지만 올해의 시작은 새로운 다짐과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고민해보아도 미래의 모습이 잘 상상이 되지 않았고, 그렇게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 미래에 대한 실현 의지도 생기지 생기지 않을 것 같았고, 한편으로는 나이를 들어감에 어떤 책임감과 압박감에 염려가 되기도 했다.
"풀을 베는 사람은 들판의 끝을 보지 않는다"
프랑스 속담에 있는 말으로, 농부가 풀을 벨 때 들판의 끝을 보면 '이 넓은 들의 풀을 언제 다 베지?'라는 푸념과 함께 의욕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을 통해 의욕을 잃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풀을 베는데 집중하며,
앞으로 다가올 낯선 시간을 보다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길 바라며,
단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했었다.
직무적으로 성장하자
현재 있는 회사의 개발팀은 나를 제외한 모두 풀 스택 개발이 가능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조금은 백엔드에 가까운 성향이었고, React를 처음 도입하며 진행해온 프로젝트이기에 성장의 흔적(legacy)들이 많았다.
물론 이 성장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은 유지보수만 하고 있는(가끔 특정 기능만을 구현하거나, 트러블 슈팅을 위해 참여하긴 한다.) 프로젝트의 코드들은 훨씬 나아진 게 보인다.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프로젝트 화면 구성 방식으로 emotion, chakra-ui, dev-extreme, styled-component, material-ui, css, sass, antd 등이 사용되고 있었으며 어떠한 컨벤션 없이 각각 편한 대로 구현된 기능들이 있었다.
(거짓말 없이, 같은 역할을 하는 Select UI가 미묘하게 다르게 6개 존재했다)
이는 개발자로서 각각의 Select 컴포넌트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했고, 언제 이걸 써야 하는지 모두 알고 있어야 했다.
또한, 개별적으로 만들어진 컴포넌트와 프로젝트 내 global로 설정된 css로 인해 미묘하게 다른 UI로 최종 사용자에게 일정한 톤앤매너를 제공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신규 기능들을 구현하며 열심히 노를 저어 앞으로 나가야 하는 건 물론이며 동시에 이 성장의 흔적들을 정리하고자 목표를 세웠다.
언젠가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작업이었고 지금처럼 계속 쌓아만 간다면 폭탄 돌리기와 다를 게 없었다.
또한, 이 정리를 통해 프론트엔드 개발에 대한 팀원들의 부담을 덜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게 지원하고 싶었다.
나는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지만, 팀원들은 백엔드만 하기에도 바쁠 텐데 언제 이걸 정리하고, 대체 누가 처리하겠는가.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프로젝트와 이전 코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했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도록 컴포넌트들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컴포넌트가 만들어진 이유와 활용이 어떻게 되는지 정리하고, 이전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명확한 컴포넌트의 설계가 필요했다.
그러므로 나는 더 전문성이 있어야 했고,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일을 통해 나에게는 분명히 무엇이든 얻어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도 있었다.
(모르면 용감하다고 했다)
따라서 직무적인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었던 것 같다.
독성 말투를 고치자
독성 말투에 대해서는 다른 좋은 글들이 많기에 이 글에서 독성 말투란 무엇인가 다루지 않는다.
평소 일 할 때에는 일만 하자!라는 주의로 사족이 긴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소 냉소적이고, 딱딱해 보이는 부분이 많이 존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디자이너로 업무 할 당시에는 굉장히 심했다.
내가 가진 것들이 하나의 무기라고 생각을 했고 이 무기들을 갈고닦아 유일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안다.
내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을 펼쳐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
개발자로 전직을 하고 난 뒤 자체적인 판단 아래 지금의 나는 나 자신이 이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음을 느낀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 일이고, 소중한 일인고 몸소 깨닫게 되었다.
종종 나는 혼자 중얼대며 "이걸 왜 이렇게 했지?" 라며 말을 하거나, 한숨을 푹푹 쉴 때가 있었다.
(나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주변에 누군가가 들었다고 가정해보자.
괜히 자신이 짠 코드에 대고 하는 말인가 싶고,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대상이 누구였던 간에 이는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독성 말투는 사람에 따라 업무 생산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마음에 새기고 고치기 위해 두 번째 목표로 설정했었던 것 같다.
지금 보니 메모를 쓴 일자가 1월 7일이다. 그로부터 238일이 지났다.
나는 올해 목표한 대로 잘하고 있는 걸까 생각이 들어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중간점검 차 되돌아보았다.
이외에도 목표한 일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는 계획한 대로 행동하고 달성한 부분도 있다.
반대로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일도 있다.
나 자신에 대한 중간점검 결과 평가는 10점 만점에 5점이다.
어느덧 9월 초, 앞으로 남은 4개월, 나 자신에게 채찍을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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